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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느낀거

[다큐리뷰]Hack your health, the secrets of gut

by Matomato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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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의료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로 '장'이다. 이 분야를 이르는 단어로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리의 장 속에 있는 각종 미생물들과 박테리아, 세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식습관에 문제가 생긴 대상자들이 나오는데 푸드파이터라서 배가 고픈 것도 배가 부른 것도 모르게 되어버린 남자, 패스트리쉐프지만 자기가 만든 걸 먹을 수 없는 식이장애 여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10여 종밖에 되지 않아 보조제에 의존하는 여자, 도무지 살이 빠지지 않는 엄마와 같은 참가자들이 등장한다.

 장은 배출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하지 사람들이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위이기도 하다. 나 또한 변비라던가 장트러블로 인한 고생을 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사실 신경 쓰지 않아 왔던 편이다. 관리를 해주는 정도라고는 유산균을 챙겨 먹는다, 아침에 눈뜨면 물 한잔 먹기 정도?

 지난번 다큐멘터리 What the health에서 보았던 것처럼 사람은 진화되는 과정에서 육식동물보다는 초식동물에 가까운 위장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장의 길이가 길다. 같은 이유로 식습관이 다른 서양인과 동양인의 장길이에도 차이가 있다는 결과도 있다(오랫동안 육식위주의 식사를 해온 서양인이 상대적으로 장의 길이가 더 짧다고 한다). 마이크로바이옴학자들의 초기학문 때는 자료가 아주 부족해 본인들의 대변을 샘플로 조사를 해야 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샘플을 수집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서구권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서구권의 가공식품과 정제된 식품들로 인해 장내 미생물들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더 넓은 범위로 넓혀 다른 인종, 다른 국가, 다른 문화를 찾아 샘플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서구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미생물들을 얻어내는 결과를 얻었다. 

 생각해보면 10대의 나는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고 학교에 가면 급식을 먹고 우리 집은 그다지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집도 아니었다. 나는 중2 때의 몸무게를 20대 초중반까지 유지하고 있었는데 20대가 되고 대학을 가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외식과 배달음식에 길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살이 찌기 시작했다. 쪄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빼는지도 몰랐다. 그러는 사이에 내 몸은 계속 쪘고 지나치게 마른 몸매였던 내가 정상체중에 들어서고 어느새 과체중까지 올라가 버렸다. 나도 내가 뭘 먹어서 이렇게 된 건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큐에서는 식이문제가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대변 속 미생물들을 조사하고 MRI와 뇌CT로 음식사진을 보여주며 변화양상을 측정해 보는 실험도 한다. 장내미생 물든 우리가 먹는 음식들로부터 영양분을 얻어 식사를 하는데 가공식품과 정제식품들 또는 지나친 육식에 가까운 식습관들로 인해 길고 긴 장의 결장에 다다르기도 전에 (육고기는 부패해 버린다) 미생물들이 먹을게 부족해져 버린다. 미생물들이 먹을게 없어지면 장내벽을 보호하기 위해 감싸고 있는 점액질들을 먹어치우는데 점액질벽이 사라지게 되면 장에 누수가 생기게 되고 몸속의 백혈구와 적혈구와 같은 세포들이 잘못된 반응을 하게 된다. 결국 우리 장은 고장 나게 돼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푸드파이터의 뇌는 과활성화되어 음식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생긴듯 했다. 아무리 살을 빼도 빠지지 않는 엄마의 장내 미생물 속에는 살을 찌게 만드는 균이 존재했다. 식이장애가 생긴 패스트리 셰프는 극소량의 음식을 먹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감자칩 한 개, 감자칩 3개와도 같은 방식으로. 보조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여자는 대변이식을 받게 된다.

 대변이식실험은 아주 흥미로웠는데 내 장에 존재하지 않는 균을 길러내기 위해 진짜 대변을 갈아서 캡슐에 넣어서 얼려서 약처럼 먹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남동생의 대변이식을 받아 남동생과 같은 여드름피부를 갖게된다던가 남자친구의 대변을 이식받아 남자친구처럼 우울증을 겪는다던가 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장내 미생물이 단순히 우리의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뇌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초기단계에 가까워서 더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주 흥미로운 분야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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