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 나는 식음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내가 가장 오랫동안 일한 사회생활의 영역이기도 하다.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때를 생각해보면 시작하려고 했던 나의 마음가짐도 그 따뜻한 위로와 휴식의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일단 한국에서 괜히 카페인수혈, 커피수혈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SNS중독자들에 의해 마시지도 않을 음료를 시켜서 사진만 찍고 가버리는 고객들도 많이 보았다.
밀어닥치는 고객,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또한 늘 날이 서있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본인의 기분이 업무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 본인의 컨디션이 업무에 지장을 주는 사람들 그걸 이해할 수 없는 나
이 책을 읽을 당시 세상 끝의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카페를 차리게 된다면 고객과의 관계가 단편적인 관계가 아닌 좀 더 다정하고 친밀한 무언가를 형성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요즘 서비스의 트렌드인 Service Experience를 나는 그때부터 하고 싶었나보다. 나같은 사람한테는 어떻게 보면 특화된 영역인데 본의아니게 그걸 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이 키자니아에서 아이들에게 경험을 선사했을 때와 봉사활동을 할 때이기 떄문이다.
사실 아직도 나는 나의 방향을 모른다.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은 아주 어릴 때부터 존재해왔던 질문이고 그걸 골때리게 고민했던 고등학교시절도 있었다. 완전한 해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걸로 인해 내가 고통받을 필요없다는 걸 깨닫게 해준 것만으로도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방향을 모르고 주저하고 있다. 내가 올해 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스타벅스를 퇴사한 것. 드디어 나와 맞지 않는 그릇과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아마 나는 계속 고민하고 고민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나아가고 있다는게 위안이 된다.
나처럼 살아나가는게 지쳐서 내가 지금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떄, 두껍지도 않은 책이라서 가볍게 읽고 무겁게 생각하기 좋은 책이라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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